▶ 가주 173명 사망 가장 많아 5명 중 1명 비무장 상태 숨져
▶ 2억7,000만정 민간인 총기 과도한 경찰 무장도 문제

‘가디언’(The Guardian)이 운영 중인 특별 프로젝트 ‘더카운티드’(The Counted)가 공개한 2015년 미국 경찰폭력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모습.
달라지지 않는 경찰 폭력
경찰의 폭력성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의 폭력적 민낯을 보여주며 전국적인 항의시위를 촉발했던 ‘퍼거슨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경찰에 희생당하는 민간인 숫자는 줄지 않고 있어 경찰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8월 9일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건너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 지시에 고분고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브라운은 “손을 들었으니 쏘지 말라”고 외쳤으나 이는 그의 유언이 됐다.
이 사건으로 미 전국 90여개 도시에서 거센 항의시위가 벌어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지자 연방 정부와 백악관까지 나서 경찰의 변화를 다짐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폭력성이 일상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찰, 달라지지 않았다.
사망자 961명. 2015년 11월4일 현재 미 전국에서 경찰 총격이나 폭력으로 사망한 민간인 숫자이다. 경찰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건을 추적해 집계하는 특별 프로젝트 ‘더 카운티드’(The Counted)를 진행하고 있는 ‘가디언’(The Guardian)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5년 1월1일부터 11월4일까지 전국에서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961명이었다. 이는 매일 3명꼴로 미국의 어느 곳에선가 경찰에 의한 죽음이 발생한다는 충격적인 숫자라 할 수 있다.
이는 민간단체의 집계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경찰 폭력에 의한 사망 희생자를 집계하고 있는 ‘킬드바이폴리스닷넷’(Killedbypolice.net)에 따르면, 4일 현재 미 전국에서 경찰에 의해 사망한 미국 주민은 926명이었다. 퍼거슨 사태가 발생한 2014년의 1,108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소폭 늘어난 것이며 이 추이가 이어지면 올해 사망자는 1,140명에 달할 수 있다.
■백인도 피하지 못했다.
미국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됐던 퍼거슨 사태는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적인 구조 속에서 벌어진 ‘흑백 갈등’ 사건으로 초점이 맞춰졌지만, ‘가디언’의 ‘더카운티드’프로젝트나 ‘킬드바이폴리스닷넷’이나 ‘블랙 라이브 매터스’(Black Live Matters)와 같은 민간단체들의 통계는 경찰에 죽음을 면치 못한 백인이 적지 않고, 오히려 흑인 희생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경찰 폭력으로 사망하는 것은 유색 인종’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5년 사망한 민간인 961명 중 444명이 백인으로 인종별로 가장 많았다. 희생자 46%가 백인으로 확인된 것. 232명으로 24%를 차지했고, 히스패닉은144명으로 집계돼 15%로 나타났다. 반면, 한인 등 아시아계는 17명으로 1.8%에 그쳤고, 아메리카 인디언이 12명이었다.
■인종차별 의혹 여전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백인이 흑인보다 2배 많았지만 인종차별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종별 인구 구성비에서 흑인 희생자가 백인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종별 인구대비로 환산하면 흑인이 100만명 당 5.55명으로 2.24명에 그친 백인 보다 훨씬 많았다. 히스패닉은 백인보다 높은 100만명당 2.66명이었다.
경찰의 인종차별적 성향은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FBI가 지난 2012년 한해 경찰이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인종별로 분류한 결과, 백인은 52%로 가장 많았고, 흑인은 31%였다. 그러나 인종별 인구대비는 이와 달랐다.
2012년 흑인 인구비율은 13%였지만 인구대비 사망자는 2.5배나 높았다. 반면, 63%를 차지한 백인은 11% 포인트 더 낮았다. 히스패닉은 12%로 인구비 17%보다 낮았고, 아시아계도 인구비보다 낮았다.
■희생자 5명 중 1명은 비무장
퍼거슨 사태가 공분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에 저항하지 않았고, 비무장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의 폭력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찰의 폭력 형태는 1년이 지난 현재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경찰에 사망한 961명 중 비무장 희생자는 189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해 5명 중 1명꼴로 비무장 상태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인 비율이 높았다. FBI에 따르면, 경찰 폭력 희생자 31%가 흑인이었으나 비무장 상태 희생자 중에서는 흑인이 39%로 더 높아졌다.
■캘리포니아 사망자 가장 많아
인종차별 관행이 여전한 남부나 중남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 폭력 사망자를 주별로 집계하면 캘리포니아의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언카운티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5년 사망자 961명 중 캘리포니아 주민이 173명으로 미 전국 50개주 중 가장 많았다. 인구대비 환산치를 비교하면 캘리포니아의 순위가 낮아지나 상위 10위를 차지한다. 인구대비 사망자는 오클라호마가 가장 많았다.
■LAPD, 예외 아니다
‘가디언’은 지난 5월 현재 지역별로 경찰 폭력 사망사건을 분석한 결과, 2015년 미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찰 폭력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역 경찰은 LAPD라고 밝힌 바 있다.
5월31일 현재 LAPD 경관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사망은 10건. 이는 미 전국 지역경찰 중 가장 많은 것. 이 기간 LA카운티 셰리프국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 희생자는 8명이었다. LAPD 앤드류 스미스 커맨더는 “10건 중 2건은 부정확한 통계”라고 밝혔으나 8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베니스비치에서 비무장 노숙인 브렌든 글렌(29)이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LAPD는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시위에 직면하기도 했다.
■미국 경찰,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첫 24일간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59명. 이는 지난 24년간 영국의 경찰폭력 사망자보다 더 많은 것이다. 독일 경찰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2010년과 2011년 2년간 독일 경찰이 연루된 민간인 사망자는 13명이었다. 이는 2015년 첫 7일간 미국 사망자 수와 같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의 진정성도 문제지만 더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턴 켄터키대학의 피터 크래스카 교수는 “70년대와 80년대 마약과의 전쟁, 90년대 범죄와의 전쟁, 2000년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거치면서 경찰이 군대화해 지역 경찰의 80%가 중무장한 ‘SWAT’팀을 운용하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경찰의 무장이 문제란 것이다. 또, 민간인이 보유하고 있는 2억7,000만정의 총기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경찰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
상시적으로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찰과 대면하는 경우 순응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교통법규 위반이나 사소한 경범혐의 등으로 경찰과 대면한 경우에도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금물로 위협적인 언행을 하지 않아야 한다.
◆도주하지 말라: 경찰이 정지명령을 할 경우, 뛰는 것은 금물. 걷더라도 도주로 간주될 수 있어 위험하다. ◆갑작스럽게 움직여선 안돼: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서는 안 된다. 차량에서는 어떠한 물건을 만져서도 안되며 차에서 내리려는 행동도 위험하다. 두 손은 경찰이 볼 수 있도록 한다. ◆위협적인 행동은 삼가야 : 경찰 총격을 부르는 극히 위험한 행위. ◆지시 이행은 천천히:“손을 머리 뒤로 올리라”거나 “뒤로 물러서라” 또는 “바닥에 엎드리라”는 등의 경찰 지시는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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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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