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N-윌셔 합병, 고석화 이사장-케빈 김 행장 채널가동
▶ 100% 주식 맞교환·감독국 승인 관건, 구조조정 불가피·대규모 감원 우려
![[통합 과정 및 과제] ‘동등합병’방식 내년 2분기 출범 [통합 과정 및 과제] ‘동등합병’방식 내년 2분기 출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5/12/07/20151207165937561.jpg)
BBCN 은행의 케빈 김(왼쪽 두 번째) 행장과 윌셔은행의 고석화(세 번째) 이사장이 7일 두 은행의 동등합병을 위한 최종 합병의향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데이빗 멀론(첫 번째) BBCN 은행 이사장과 유재환(맨 오른쪽) 윌셔은행장이 함께 단상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주 한인 이민역사 112년 만에 자산 100억달러가 넘는 최대 규모의 한인 리저널 뱅크가 탄생하게 됐다. 자산 76억달러의 BBCN 은행(행장 케빈 김)과 47억달러인 윌셔은행(행장 유재환)은 100% 주식 맞교환 동등합병 방식으로 두 은행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2010년 12월9일 BBCN의 전신인 나라와 중앙은행이 합병을 발표한 지 5년 만에 또 다시 한인은행권의 판세를 바꿀 이번 합병 발표로 금융권의 관심은 향후 두 은행의 합병 과정과 통합은행 출범에 쏠리게 됐다.
다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미 측의 인수 조건이 BBCN 주주들에게 더 유리했던 점, 한미보다 많이 겹치는 윌셔와의 지점 분포로 대량의 인원감축이 예상되는 점, 비용절감과 경쟁회피를 합병 시너지로 내세운 점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대 한인 리저널 뱅크 탄생
BBCN-윌셔 통합 은행이 성공적으로 출범하면 자산 123억달러, 총 대출 96억달러, 예금고 100억달러의 한인 최대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기타 미국 내 한인은행 전체 자산을 통틀어도 82억달러에 불과하게 돼 통합은행은 이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 35% 가량 많은 자산을 자랑하게 된다. 한미은행은 어부지리로 현재 3위에서 2위에 오르게 되지만 자산이 42억달러로 통합은행의 3분의 1에 그치게 된다.
통합은행의 주식은 BBCN이 59%, 윌셔가 41%로 구성되며 16명의 통합 은행 이사회 이사는 BBCN이 9명, 윌셔가 7명으로 합의했다. 통합은행의 이사회는 고석화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케빈 김 행장이 통합은행의 초대 행장으로 정해졌다. 유재환 행장은 통합 은행의 고문(컨설턴트)으로 정해졌다.
이미 론 포트폴리오 등에 대한 상호 실사를 마친 두 은행은 이르면 내년 2분기 말, 늦어도 3분기 초에는 통합 은행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두 은행은 각각 3인씩(BBCN은 케빈 김, 데이빗 멀론, 황윤석, 윌셔는 고석화, 변동일, 존 테일러) 등 모두 6인의 이사들로 통합 커미티를 설치하고 통합 실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석화 이사장은 “역사적 동등합병을 통해 한인은행 가운데 최상위 두 은행이 결합하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상장은행 중 7번째 규모가 되고 최초이자 유일한 리저널 한인은행이 탄생하게 된다”며 “향후 예상되는 합병 과정 속에서 서로의 조화로운 경험을 감안하면 최적의 파트너십을 통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석화 이사장·케빈 김 행장 합작
BBCN과 윌셔의 합병은 고석화 이사장과 케빈 김 행장의 합작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케빈 김 행장은 “지난 9월 본격적인 합병 논의가 본격화되며 고 이사장이 가진 은행에 대한 비전이 BBCN과 같다고 느꼈다”며 “지금이 윌셔와의 합병을 완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고 기념비적인 성과를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한인은행권에서는 두 거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통합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케빈 김 행장 입장에서는 통합은행 행장 자리를 노리는 금종국 한미은행장보다 최종적으로 고문으로 교통정리가 된 유재환 행장의 윌셔와 합병이 덜 불편했을 것”이라며 “고 이사장 입장에서는 한미의 막판 끼어들기 시도가 불편했겠지만 약간의 조건 조정 등으로 간단하게 합의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국 승인 등 막판 변수는?
두 은행이 최종 합병의향서에 서명했지만 실제 통합은행 출범까지는 건너야 할 장애물이 여럿이다. 당장 감독 당국의 승인 여부 및 시기다. BBCN과 윌셔는 통합은행의 출범시기로 내년 중반 즈음을 제시했다. 내년 초 감독 당국에 합병 신고서를 제출하고 4월로 앞당긴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 이르면 내년 2분기 말에는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케빈 김 행장은 “5년 전에는 은행들의 경영환경이 혹독했던 시기로 두 은행 모두 감독국 제재를 받던 시기여서 승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지금은 두 은행 모두 경영성과가 좋고 감독국과도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승인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BCN과 윌셔의 향후 합병작업이 뒤틀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양측은 이후 합병과정 중 어느 한쪽이라도 더 나은 조건의 합병 제안을 받고 돌아설 경우, 위약금인 ‘브레이크 피’를 4,000만달러로 정했다.
■중복 점포 구조조정 불가피
BBCN과 윌셔는 통합은행이 출범하면 곧바로 이듬해 BBCN 주식의 경우, 주당 순이익(EPS)이 13.8%, 윌셔는 16.6% 상승할 것이라고 합병 시너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케빈 김 행장은 “투자은행들에 의뢰한 결과로 통합은행의 수익 시너지를 제외하고도 출범 첫 해 두 자릿수의 수익률 제고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측은 1마일 이내 경쟁하는 23개 지점만 합쳐서 비용만 줄여도 충분한 시나리오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미의 21개보다 많은 23개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더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BBCN과 윌셔가 서로 경쟁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이익이 예상된다”는 생각은 단기적인 고육책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낳고 있다. 즉, 고객 입장에서도 은행끼리 상호 경쟁하며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고객 유치전을 펴는 등 실속을 챙길 여지가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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