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업체인 우버에 밀려 미국 시장에서 만년 2위에 그쳐온 리프트(Lyft)가 경쟁사의 창업자이자 CEO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온 트래비스 캘러닉의 퇴진에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리프트의 공동창업자인 존 짐머와 로건 그린은 회사 직원들에게 지난 22일 보낸 이메일에서 “경쟁사의 실수가 우리 고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소한 듯이 바라볼 때가 아니다(This isn’t a time to gloat)”라고 말했다.
두 창업자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은 우버의 캘러닉 CEO가 21일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쳐 전격 물러나며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메시지는 ‘남의 불행을 우리의 행복으로 여기지 말고, 우버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리프트의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난 수년 간 미국 시장을 놓고 물고 물리는 전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올 들어 성추문 은폐, 막말 논란 등 꼬리를 무는 경쟁사의 추문으로 가장 큰 반사효과를 챙긴 회사는 리프트라고 WSJ은 전했다. 지난달 리프트의 시장 점유율은 21.7%로 지난해 12월 15.9%에 비해 5.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우버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84.1%에서 78.3%로 5.8%포인트 감소했다.
리프트는 올들어 이 업체의 서비스에 참가할 운전자들을 공세적으로 모집하는 등 경쟁사인 우버의 불행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다. 또 올 상반기에만 15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리프트가 당초 올해 목표로 내건 100개 도시 진출을 불과 반년 만에 초과 달성할 것이다.
리프트가 올 들어 새로 끌어들인 자금도 6억달러에 달했다. 우버 사태는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리프트의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세인츠 캐피털의 켄 소여 매니징 디렉터를 인용해 전했다. 소여 디렉터는 “올들어 리프트 주식에 대한 요청이 급증했다”면서 “이 회사 주식은 우버 사태가 발발하기 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프트의 초기 투자자인 컬래버러이티브 펀드의 파트너인 모건 하우셀도 “리프트가 시끄럽게 떠들지 않으면서도 이 기회를 잘 파고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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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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