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노동계층 여성들 동참 한계 보여
▶ 반미 국가들 문화적 저항감에 수용 꺼려

지난 2월9일 뉴욕 패션 주간 행사에서 열린 ‘미투’ 패션쇼에서 사브리나 파이퍼(21)가 되기 가면을 쓴 남성 모델에게 수갑이 채워진채 서 있다. [AP]
작년 10월 시작된 여권신장 운동 ‘미투’(MeToo·나도 당했다)는 반년도 되지 않아 글로벌 신드롬으로 번졌다. 특히 한국에서는 좌파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시 됐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비서의 성폭력 주장으로 사임하고 잠적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각 사회의 고질적인 성폭력에 대한 울분 때문에 동력이 눈덩이처럼 불었으나 그 정도는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미투가 큰 위세를 떨친 국가로는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상습 성폭행을 계기로 이 운동이 탄생한 미국이 첫 손에 꼽힌다. 미디어 스타, 영화업계 종사자, 정치인 등 수십명이 성추문과 함께 일자리와 명성을 동시에 잃었다.
‘로망스의 나라’ 프랑스도 미투의 들불이 크게 휩쓸고 지나가고 있는 국가로 거명된다.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등의 이른바 ‘캣콜링’을 하는 남성을 즉석에서 처벌하기로 했다.
최소 90유로(110달러 상당)에서 최대 750유로(950달러 상당)의 벌금을 물리는 이 법률은 몇 달 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남성전용 연례 자선행사가 성추문 끝에 폐지됐다.
지난 1월 열린 이 행사에서 참석한 기업임원 수백명 가운데 일부가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착용한 여성 종업원들을 더듬는 사건이 빚어진 것이다.
영국에서 미투로 물러난 최고위 인사는 마이클 팰런 전 영국 국방부 장관이다. 팰런 전 장관은 15년 전 여성 언론인의 무릎에 손을 올렸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자 작년에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북유럽에서도 미투 들불은 거셌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아이슬란드, 스웨덴 여성들은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만연한 성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이에 따라 스웨덴 정부는 명시적 동의가 없는 성적 접촉을 불법으로 하는 쪽으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미투의 세계 확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P통신은 미국과 서유럽에서 미투가 주로 고학력 전문직 인사들에게 국한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노동계층이나 저소득 여성들이 미투에 동참하지 못한 까닭에 ‘미투’ 대신 극소수를 뜻하는 ‘위퓨’(WeFew)라는 회의적 해시태그가 등장하기도 했다.
특하 반미 성향이 강한 국가들에서 미국 문화에 대한 저항감 때문에 수용에 주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미투를 논의하는 행위가 소셜미디어에서 검열당하거나 체제를 위협하는 해외운동으로 낙인이 찍히는 때가 있었다. 중국인들은 검열을 피하려고 중국어로 ‘미투’로 발음되는 ‘라이스버니’(RiceBunny) 같은 해시태그를 대신 써야 했다.
인도에서는 학자 60여명의 성폭력 가해 주장이 나왔으나 오히려 페미니스트들 사이의 불화로 이어지고 말았다. 미국에서 법을 공부하는 학생이 인도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페이스북에 가해자들의 이름을 적시했다. 그러나 해당 목록에는 가해 사실이나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이 거의 없었고 일부 여성들은 이를 불공정하다고 비판을 가했다.
인도는 2013년 직장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법을 제정했으나 여성들은 아직 자신의 사례를 고발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남미의 브라질,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미투가 상륙했으나 미국이나 서유럽만큼 불붙지는 못했다.
남아공의 여성 사바초 마피사(24)는 “여기 남자들은 더듬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냥 문화가 그래서 성폭력에 대해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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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시 됐던 안희정 충남지사' 라니 ㅋㅋㅋ 좌파? 한국일보도 맛이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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