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해수면 상승 피해
▶ 1억달러 들여 방파제·펌프장…“안심 못 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가난한 주민 몫
미국 뉴저지주(州)에 있는 애틀랜틱시티는 미 동부 해안의 대표적 휴양도시 중 하나다. 대서양 해안 좁은 모래섬 인근에 1854년 철도가 연결되면서 뉴욕과 필라델피아 주민의 여름 휴가지로 부상했다. 인구 3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이지만 긴 모래사장에 리조트, 음식점, 놀이시설 등이 늘어섰고 1978년 카지노까지 들어서면서 매년 2,700만 명 이상이 찾는 인기 휴양지가 됐다.
하지만 지구를 덮친 기후변화가 이곳에 위기를 가져왔다.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도시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도시의 9개 카지노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주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AP통신에 따르면, 1910년 애틀랜틱시티에 설치된 해수면 측정기를 통해 확인한 결과 100여 년 사이 바닷물 높이는 1.5피트(약 45㎝)나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상승치의 두 배 이상이다.
피해는 본토에 가까운 ‘백 베이’ 해안지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만조와 보름달이 뜨는 동안 차를 더 높은 지대로 옮겨야 한다. 바닷물에 잠기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이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주민들이 많이 산다.
스톡턴대 해안연구센터 킴벌리 맥케나는 AP에 “지금은 ‘성가신 홍수’라고 부르는 게 곧 정기적인 홍수, 지속적인 홍수로 변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차를 옮기는 게 아니라 집을 옮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없는 건 아니다. 시 정부는 2016년부터 방파제, 펌프, 격벽을 설치하는 데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투입했다. 인근에 지은 펌프장은 해안으로 밀려온 바닷물을 바다로 다시 밀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AP는 “도시의 새로운 요새화 사업이 예상되는 해수면 상승에 맞서기 충분할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짚었다. 미 육군 공병대 예측에 따르면, 애틀랜틱시티 해변과 백 베이는 몇 년 안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홍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됐다. 주기적인 홍수나 만조 때 피해를 막기 위해 8만 달러짜리 주택 조달 비용이 15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틱시티처럼 해안에 위치한 지방 정부는 몇 년 사이에 해안가에서 집을 철수시킬지, 그곳에 살다가 홍수가 닥쳐 살 수 없을 때에만 떠나게 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AP는 전망했다. 애틀랜틱시티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우드브리지의 경우 미래 홍수 위험으로부터 사람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150채 이상의 집을 구입해 철거하기도 했다.
럿거스대 기후과학자 로버트 캅은 “뉴저지는 지금부터 2070년 사이에 또 다른 해수면 상승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수면이 3~5피트(약 91~152㎝) 상승할 위험 때문에 지금 당장 공동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재개발 계획이 미래에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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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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