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등 서방과 사사건건 충돌, 국제무대 고립 가속화 불보듯…FT “시진핑 3연임 비극적 실수”
▶ 권력 유지 위해 비판 여론 억압, 반정부 현수막 ‘브리지 맨’ 체포…대학생들은 화장실에 저항 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통치 시대가 본격화됐다.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정적들을 절멸시킨 시 주석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지명하지도, 언제까지 집권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지켜온 ‘집단지도체제’ 시대도 종언을 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1인 통치 시대를 열었지만,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체제 유지의 동력으로 삼고 있어, 국제무대에서의 고립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시진핑 집권 3기 최고 지도부가 공개된 후, 마오쩌둥 사후 이어져 온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마오쩌둥 시대 ‘문화대혁명’처럼 지도자 1인이 권력을 독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이 같은 권력 독점 예방 시스템을 모두 무너뜨렸다. 3연임에 오르며 국가주석직의 임기를 무제한으로 확장했고, 후계자 지목은커녕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멤버 전원을 자기 사람으로 배치했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에 절대 권력 체제가 다시 등장했지만, 이는 중국에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권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누르기 위해 사회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더 강화하고, 이는 중국을 폐쇄 국가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인자의 결정에 아무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아, 군사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잘못된 정책 결정이 내려질 우려도 높다.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러시아의 오판을 중국도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1인 권력은 국내 경직성을 더욱 강화해 결국은 중국 자신에게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며 “시진핑의 3연임은 비극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중화 민족의 부흥을 표방’하는 중국몽의 추진이 서방세계와 갈등을 일으켜 오히려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고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진핑 3기 중국몽 실현의 마지막 퍼즐은 ‘대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만 통일을 고리로, 시 주석의 절대권력 체제를 더욱 공고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24일 “대만 통일’에 얼마나 다가섰느냐가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뒷받혀줄 이유가 될 것”이라며 “(시진핑 3기 마지막 해인) 2027년이 미중 간 대만 갈등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시 주석이 중국몽 실현에 가까워질수록 국제무대에서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중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공안 당국이 강하게 틀어막고 있는 만큼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살벌한 검열과 통제의 나라인 중국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
24일 베이징 하이덴구의 한 교량 주변엔 공안이 대거 배치돼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다. ‘시진핑 1인 천하’를 선포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이달 13일 시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던 곳이었다.
현수막은 곧바로 철거됐고,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한 40대 남성은 공안에 끌려갔다. 이 남성은 ‘브리지 맨’(다리의 남자)이라 불리며 반(反)시진핑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공안은 시 주석 비판 시위를 전부 틀어막진 못하고 있다. 중국 대학생들은 공안의 눈을 피해 화장실로 숨어 들어가 저항의 글귀를 남기는 ‘화장실 혁명’에 나서고 있다. 중국 남서부의 한 대학을 졸업한 천치앙은 미국 CNN방송에 “공중화장실 칸막이에 ‘독재 대신 투표를, 노예 대신 공민을’이라고 쓰고 나왔다”며 “화장실 같은 곳에서만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억압받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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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영빈 특파원·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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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어는 시대인데.참으로 14억 짱개들 대단하다.너희들이 얕보는 우리도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피를 흘린 댓가로 지금 이시대를 살고 있는걸 아는지.배만 부르면 돼는 돼지덜...
철의장막이 오래못간다는건 역사가 보여주었는디 어찌 된일인지 역사를보면서 알줄도 배울줄도 생가ㅏㄹ줄도 모른단 말인고 ..쭝국이 앞으로 어찌될지는 대충짐작할수있는디 옆에있는 통일을안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찌될지는 오리무중 괞히 불안하기만한건 나뿐이면 좋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