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얼머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한 고등학교 영어교사다. 그녀는 2018년부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20달러를 나눠주고 이 돈을 친절한 행위를 하는 데 이를 사용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해오고 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20달러 친절 챌린지’($20 Kindness Challenge).
크리스티나는 2014년 어느 날 사랑하는 여동생 케이티를 교통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식당의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동생은 아침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 도착한 크리스티나에게 경찰관은 케이티의 지갑을 건넸으며 그 안에는 그날 식당에서 받은 팁 100달러가 들어 있었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서 보관해오던 크리스티나는 학생들에게 레이 브래드베리의 1953년 작 SF소설 ‘화씨 451’(Fahrenheit 451)을 가르치던 중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화씨 451’은 책읽기가 금지된 미래의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린 내용의 소설이다. 크리스티나는 이런 사회의 도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공감’과 ‘친절’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크리스티나가 가르치고 있던 학생은 25명. 그녀는 동생이 남긴 100달러에 자기 돈을 더해 500달러를 만든 후 학생들에게 20달러씩을 나눠줬다. 그리고는 이 돈을 다른 이들을 위해 사용한 후 짧은 비디오를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학생들은 크리스티나가 나눠준 돈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친절을 건네는 데 사용했다. 동네 식당에서 물 한잔을 갖다 준 웨이트리스에게 팁으로 건네기도 했으며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에 있는 심장질환 갓난아기들을 위해 빨간 색 털모자를 뜨개질해 전달한 학생도 있었다.
또 지역 동물구조센터의 동물들을 위한 간식이나 담요를 만들어 전달한 학생들도 있었고 달러 스토어에서 할러데이 카드를 구입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한 학생도 있었다. 어떤 학생은 집에서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책갈피를 만들어 지역 도서관에 비치된 책들 사이에 무작위로 끼워 놓기도 했다.
크리스티나는 매년 두 차례 ‘20달러 친절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만들어 온 비디오를 몽타주로 만들어 함께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한 학생은 “얼머 선생님 덕분에 나는 항상 다른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찾게 된다”며 “다른 이들을 돕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 건 아니지만 정말 큰 보람과 기쁨을 선사해 준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돈을 쓸 때, 즉 ‘사회적 지출’을 할 때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개인적 소비’를 할 때보다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뒷받침해 준다. 이것은 하버드대학 마이클 노튼 교수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엘리자베스 던 교수가 공동 집필한 책 ‘해피 머니: 씀씀이의 과학’(Happy Money: The Science of Spending)이 내리고 있는 결론이다.
두 교수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아침에 5달러를 나눠주고 저녁까지 그 돈을 쓰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돈의 용처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그랬더니 자신을 위해 돈을 쓴 사람은 같은 수준의 행복감을 보였지만 가족을 위한 선물을 사거나 노숙자들에게 이를 나눠준 사람들은 행복감이 훨씬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국가에서만이 아니라 조사를 실시한 모든 나라들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크리스티나 선생의 프로젝트와 두 교수의 연구결과가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무생물인 돈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인간이며, 그것이 다른 이들을 위해 잘 쓰일 때 받은 사람보다 쓴 사람에게 더 큰 행복감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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