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코마 원동호씨, 주유소서 납치된 후 머리에 총 맞아
도피한 부인, 남편 피격 모르고 주유소로 돌아와 신고
타코마의 한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은 한인부부가 권총강도에 납치되는 과정에서 남편이 부인의 안전을 위해 범인과 몸싸움을 벌이다 피살돼 한인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타코마에 거주하는 원동호씨(37)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13일 오후 부인과 함께 타코마 47가 인근의 서클-K 편의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후 강도에 납치돼 머리에 총격을 받고 다음 날 병원에서 숨졌다.
원씨가 한때 일했던 페더럴웨이의 테리야끼 식당 업주 C 모씨는“사고를 전해 듣고 14일 원씨가 숨진 세인트 조셉 병원에서 부인을 만났지만 넋이 나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원씨 부부는 13일 오후 아파트 인근인 써클-K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우유를 사기 위해 부인이 가게 안으로 들어간 사이 흑인 강도가 원씨를 총으로 위협, 원씨의 포드 토러스 자동차 안으로 원씨를 강제로 태웠다.
원씨는 부인이 가게에서 돌아오자‘이 흑인이 총을 갖고 있다’며 차에 타지 말도록 암시했지만 부인은 농담인줄 알고 차에 올랐다.
강도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차를 몰도록 하자 원씨는 자기 아파트 정문 인근에 차를 세우고 강도가 원하는 대로 지갑을 꺼내 10여 달러를 내줬지만 강도는 원씨만 내리게 하고 부인을 납치해 달아나려고 했다.
놀란 부인은 차에서 내렸고 강도도 같이 내리자 부인은 그대로 뛰어 달아났고 원씨는 부인이 도망가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강도와 실랑이를 벌이다 머리에 총을 맞았다.
남편이 총에 맞은 지도 모르고 우유를 샀던 편의점으로 다시 돌아온 부인은 경찰에 신고했으나 원씨는 출혈이 심한데다 응급처치가 늦어져 타코마 다운타운의 세인트 조셉 병원으로 옮겨진 후 14일 새벽 숨을 거뒀다.
원씨는 올해 초 시민권자 부인과 결혼하면서 체류신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가족이 없고 주변과 왕래도 많지 않아 자세한 인적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이들 부부가 친지도 적고 교회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어 장례 등 사후 처리가 어려울 듯 싶다”며 독지가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한인 백 모씨는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곳곳에서 업소들이 강도를 당하고 있지만 업주 아닌 고객이 피살된 일은 거의 없었다며 앞으로 한인들이 강력범죄에 더욱 각별하게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타코마와 레이크우드, 스텔라쿰 일대 한인 그로서리 업소들이 올해 초부터 권총 강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입지 않았었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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