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교사들이 그동안 쌓아 온 학식과 경험을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 각종 커뮤니티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홈디포는 숙련 고령직원들에게 다양한 베니핏을 주고 있다. 겨울에는 따뜻한 지역의 매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bridge job)
밥 마크웨이(55)는 2년 전 은퇴했다. 1973년부터 셸(Shell)에서 일했었다. 멕시코 만에서 심해 개발 매니저로 일했다. 나이가 정년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은퇴했다. 은퇴연금도 넉넉하게 받을 수 있다. 46피트짜리 개인 보트가 손짓하는 것 같았다. 이제 여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마크웨이는 부풀어 있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전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이 마크웨이에게 일어났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그의 집을 강타한 것이다. 그의 은퇴는 이제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마크웨이는 깨닫게 되었다. 연금에서 현금을 곶감 빼먹듯 야금야금 빼내는 것보다 다른 수입원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다니던 셸이 그에게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마크웨이는 이를 받아들였다. 바다에서 보트를 즐길 수 있는 한창 때를 제외하곤 셸과 프로젝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개인으로선 수명 늘고 연금 줄어 경제적 완충 효과
고령노동자 절반 이상 브리지 잡, 작년 117% 증가
회사로선 고참의 경험과 노하우 신참들에 전수 기회
홈디포, 고령직원 배려 겨울에 따뜻한 매장에 일자리 제공
마크웨이의 커리어는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안고 있는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연금혜택이 줄어들면서 풀타임으로 일하다 완전히 일에서 손을 놓은 채 풀타임으로 은퇴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비현실적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풀타임과 은퇴를 연결하는 ‘브리지 잡’(bridge job)으로 불린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다. 풀타임 잡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파트타임 또는 풀타임 잡을 다시 구해 10년 미만동안 일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2005년 보스턴 대학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노동자의 절반 또는 3분의 2 가량이 완전히 은퇴하기 전에 이 브리지 잡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세 이상 노동자의 브리지 잡 취득이 2005년 1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스턴대학의 조셉 퀸 교수는 “차를 달리다가 100마일에서 갑자기 0마일로 줄일 수 없는 것처럼 70, 50, 20 마일 순으로 점진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브리지 잡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풍속도는 베이비부머들의 대규모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자리 잡고 있다. 7,600만명의 베이비부머들이 연차적으로 우르르 은퇴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부족한 노동력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기업들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특히 교육, 유틸리티, 에너지와 같은 산업분야에서는 베이비부머가 대거 은퇴할 경우 ‘두뇌유출 현상으로 고전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실력 있고 일을 잘 하는 고참들이 빠지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경제학자들은 2010년께 노동인구 1,000만명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령 노동자들이 계속 일을 하고 회사가 이들을 받아주면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이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지만 과연 회사가 그들을 위해 어느 정도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숙제로 남는다. 그저 소모품 정도로 취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도자적인 기업들이 이들 숙련 고령노동자들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셸이 여기에 속한다. 고참의 노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젊은 노동자들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과도기를 만들어 무리 없이 진행한다. 고참이나 신참이나 회사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판단이다. 뉴욕 라이프, 버라이즌, 퀘스트 다이애그노스틱 등 대기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홈디포는 고참들에 대한 예우로 본인이 원할 경우 겨울에는 따뜻한 지역의 매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뉴저지의 CVS 제약회사는 최근 은퇴를 결심한 존 존스(65)를 붙잡으려고 애를 썼다. 존스는 날씨 좋은 플로리다 코코아비치로 이사 가려 했다. 그러자 회사는 그에게 현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나이는 많지만 오랜 경험을 소중히 여긴 것이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그렇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고령 노동자들에게 브리지 잡을 제공하는 회사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 기업은 브리지 잡을 구상하고 있지 않다. 고령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보다 브리지 잡을 통해 계속 보유하는 게 1-3%정도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기업들은 인색하다.
또 젊은 노동자들은 마치 고령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앞길을 막고 자신들에게 돌아갈 베니핏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고령 노동자들이 빠르게 변화는 업무 현황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속도도 느리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절반가량이 설령 고령 노동자들이 회사의 업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이들을 위해 브리지 잡을 마련해 줄 의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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