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성(뉴저지)
안대희씨가 ‘선비답게 산다는 것’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정 선비답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영어로 Class가 있고 Noble한 삶이랄까, 삶의 질과 품격이 높은 삶을 영위하는 걸 뜻한다. 우리 말로 쉽게 풀어서 체통을 지키며 살고 불의에 굴하지 않고 비리와 타협하지 않으며 올곧은 삶을 사는 걸 말하지 않겠는가.
‘쫄부(拙富)’들과 쫄녀(拙女)’들이 코딱지만한 재산을 갖고 거드름을 있는대로 피우면서 자신들이 무슨 상류사회에서 사는 것처럼 착각하고 볼썽사나운 몸짓, 말짓들을 해대며 사는데 이런 군상들이 결코 선비답게 사는 축에는 낄 수가 없다.암! 그렇다. 돈이 죄끔 있다고 해서, 사회적인 지위가 약간 높다고 해서 모두 선비다운 사람들 축에 들 수 없듯이 이런 엄청난 망상에 빠진 무리들이 지역사회에서 꺼떡대고 활보하면 할수록
그 지역에 사는 구성원들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들이야 말로 선비답게 산다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들이 아닌가!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고 잡기에만 몰두하고 유흥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 어찌 선비답게 사는 법도를 알랴!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는 ‘선비’의 뜻을 보면 ‘선비다움’은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말’로 되어 있다. 일언해서 ‘학식과 덕행을 고루 갖춘 사람’이 아닐까! 가방 끈은 짧을 수도 있지만 덕행을 하고 이를 갖추는 일은 일류대학, 명문대를 나와야만 되는 건 아닐 것이다.선비답게 사는 걸 논하면서 ‘조선의 선비들’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당시 기개 높은 선비들을 보면 명예와 재물 대신 학문과 예술을 사랑했고 사는 멋과 여유를 갖고 베푸는 삶을 영위했다. 신분제 사회의 특권을 누린 양반들도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에 바탕을 둔 고고한 삶을 구가했다.
초야에 묻혀 후학을 가르친 선비가 있는가 하면 관직에 나가서도 올곧은 선비정신을 지키며 나라의 기둥 역할을 했다. 선비답게 살고자 위풍당당하게 자존의식을 져버리지 않고 선비로서의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며 살았던 것이다.‘선비답다’는 말 자체가 요즘은 시대에 뒤떨어진 쾌쾌 무지한 ‘꼰대’로 치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불행이고 슬픔이 아닐 수 없다. 권력과 명예, 재물을 탈취하기 위해 온갖 술수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움직이면 국가의 존속이 위태로워지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며 국민과 지역민들이 불행해짐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선비답게 사는 걸 말하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적어도 기본 예절과 체통을 지키는 삶을 사는 뉴요커들로 살자. 작은 규모라도 좋은 일을 하고 선행을 하면서 사는 착한 사람들이 되자. 화합 단결하며 다수가 참여하고 전체가 움직이며 따르는 단합된 힘을 키워나가는 밝은 뉴욕사회를 건설하는데 모두 동참합시다.
비록 이민생활이 고달프고 어려워 책을 멀리 하고 공부를 할 수 없다 하더라도, 또한 선비다운 삶을 살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우리 모두 선하고 착한 사람으로 사는 노력을 경주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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