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만명 보험료 감당못해
친구들로부터 처방약을 빌리고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로 스스로를 자가 진단한다. 부러진 뼈 정도는 집에서 직접 고치고 당뇨병약과 천식약 등은 최대한 아껴 먹는다.
의료보험 없이 그렇게 지내던 앨래나 보이드(28)는 지난 10월 그만 병원 신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소화질환의 일종인 게실염에 걸려 이틀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46시간 지내고 나서 받은 청구서는 1만7,398달러. 보이드는 “명문대에 1년간 등록할 수 있는 금액인데 대신 이틀간 병원에 갔다”고 말했다.
보이드와 같은 20대 젊은이들은 의료산업에서 소위 ‘무적의 젊은이들’(young invincibles)라고 불린다. 젊은 나이 때문에 자기에게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는 자신감 때문에 의료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전국 20대 젊은이들의 약 1,320만명이 무보험자로 이들은 전체 무보험자의 29%를 차지, 가장 많은 그룹을 이룬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18일 기사에서 인터뷰한 젊은이들에 따르면 이유는 더 단순하다. 그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은 의료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직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아직 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기 전에 부모의 의료보험에서도 제외되고 대학 보험도 없어진다. 특히 뉴욕과 같이 렌트비와 생활비가 비싼 도시에서 저임금으로 생존해야 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의료보험은 사치품이다.
5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을 일인극으로 각색해 지난해 여름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화제가 된 호건 고먼은 “뉴욕에서 렌트비와 식비를 내면서 보험료도 내는 것은 그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뉴욕에서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으려면 월 수입이 706달러 이하여야 하는데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풀타임 직원이 버는 수입보다 낮다. 반면 보험료는 평균 월 900달러에 이른다.
2002년 이후 뉴욕시 응급실에서 근무한 바비 개튼 박사는 젊은이들이 친구한테서 잘못된 항생제를 빌려 사용하는 사례를 허다하게 본다. “요로감염증에 걸린 사람들이 폐렴에 더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해 병을 고치지 못할 뿐 아니라 세균이 내성을 얻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환자들이 진통제로 증상을 가려 질병이 더 심화되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의 데이빗 패터슨 주지사는 최근 부모가 의료보험 목적으로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신청할 수 있는 연령을 29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미 20여개의 주에서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패터슨 주지사의 제안이 승인되더라도 약 77만5,000명의 뉴욕 젊은이들 가운데 8만명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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