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달라스·시카고 등 실시지역 계속 늘어
찬성측 “동기부여 효과 크고 대학 진학률 상승”
반대측 “배움의 즐거움 잃어 장기적으론 손해”
학생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부를 잘하거나 개근하는 학생들에게 현금 등의 상을 주는 학교들이 늘어나면서 과연 이같은 보상제도가 효과적인지, 오히려 해가 되지 않는지 교육 전문가들 가운데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시와 달라스의 경우 AP시험을 잘 본 학생들에게 수백달러의 현찰을 지급하고 있다. 주로 비영리단체들이 후원하는 이같은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지난 가을부터 워싱턴에서 14개 공립학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시카고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좋은 행실에 대해 교내 상점에서 장난감, 캔디 등의 선물로 교환할 수 있는 토큰을 상으로 받고 있다.
시장경제의 원칙이 교육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믿는 경제학자들과 경영학 배경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센티브가 학생들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에서 프로그램이 시작된 첫 해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AP시험 성적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았지만 응시 학생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달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상을 받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는 학생들보다 SAT 점수가 더 높고 대학 진학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단순히 재정적 인센티브 때문에 끌렸더라도 결국 공부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이 더 열심히 시도하도록 장려함으로써 공부가 생각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거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이같은 보상제도가 배움의 즐거움 자체를 상실하게 한다며 단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어도 장기적인 영향은 해가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상과 행동의 관계를 처음 조사한 연구 중 하나인 1971년도 연구는 보상을 받는 학생들은 더 이상 보상이 없을 경우 보상받지 않았던 학생들보다 덜 열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토큰으로 상을 받는 3학년생들은 독서에 보내는 시간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 체제를 따르면 보상이 없어질 때 동기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보상은 현금에서부터 단순한 칭찬까지 여러 형태가 있는데 부작용이 가장 적은 보상으로 여겨지는 칭찬도 여러 종류로 나뉠 수 있다. “너는 정말 똑똑하구나”와 같이 학생에 어떤 특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칭찬은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너는 공부를 열심히 했구나”와 같이 행동을 장려하는 칭찬은 동기부여에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스탠포드대 심리학자 마크 레퍼는 또 같은 보상제도도 학생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의욕이 있는 학생일수록 보상이 더 해롭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보상 제도는 아이들의 호기심 등 배움의 욕구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각 연령에 걸쳐 보상이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 자료는 100가지를 넘는다. 이들 연구의 해석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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