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 기억 속에는 늘 할머니가 계신다.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일상 속에서 들려주셨던 할머니가 살아온 시간들의 이야기들이 어느새 근대사의 살아있는 역사지식이 되곤 했다. 할머니한테 들었던 이야기는 어린 시절 교내글짓기대회 소재로도 쏠쏠하게 사용되었다. 또 명절 때면 모였던 큰 집에서 어른들이 모여 6.25전쟁 때의 피난이야기부터 이야기보따리를 푸시곤 하면 신기한 그 이야기에 매료되곤 했었다. 그런데 미국에 와 친척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 내 아이들에겐 할머니와 친척어른들의 옛 이야기가 참 아쉽다. 이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옛날 한국이야기는 미국에서 사는 아이들에겐 필요 없을듯하지만, 사실은 그게 바로 아이들의 뿌리교육이 되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서를 심어주는 과정이 될 것 같다. 그런 생각에서 시작한 한국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은 이제 전체 북가주한국학교협의회 산하 한국 학교들의 공통적인 활동이 되었다.
‘한국을 찾아라’와 ‘한국을 알자’라는 이름으로 두 권의 역사문화교과서가 ‘북가주한국학교협의회’에서 만들어져 전체 한국 학교들에 배부되었고, 이제 막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체계와 방법을 담은 ‘역사문화교육표준교육과정’이 발간된다. 한국 학교에서 역사교육을 하면서 느낀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방법은 여러 가지 시각자료를 이용한 역사문화수업이었다. 옛 사진과 이야기를 담은 시청각 교재로 아이들에게 펼쳐주는 옛날이야기 식 역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정말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가지고 열심히 듣는다. 아이들의 질문과 관심에 나의 한국 학교에서의 역사수업은 옛날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내 모습을 떠올리며 마치 직접 체험한 할머니인양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단지, 그 방법이 신세대에 맞게 바뀌었을 뿐. 요즘 나는 역사교육에 관심 있는 한국 학교 선생님들 몇 분과 아이들이 직접 발표하면서 역사를 공부하는 역사캠프, ‘더 영 코리안 아메리칸 아카데미’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내가 듣던 옛날이야기는 보고 듣고, 직접 조사하고 발표하면서 하는 옛날이야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우리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이, 그리고 그분들의 정신이 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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