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은행의 차기 행장 물색 작업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사회 내 행장 선임 위원회가 구성된지 한달여가 되도록 아직 제대로 된 회의 한번 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행장선임에 대한 의지마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태평양은행의 경우 자산규모 13억달러의 중견은행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고 특히 수년전부터 나스닥 상장을 외쳐왔지만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할때 외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보다 전문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태평양 은행 이사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행장 선임을 위한 노미네이팅 커미티(Nominating Committee)가 이달 초 3인의 이사들로 구성을 마쳤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다음달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광진 이사장, 이상영 이사와 함께 3인의 커미티 위원으로 선임된 윤석원 이사가 현재 한국 출장 중으로 다음달 초에나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윤 이사가 한국에서 돌아오는 6월 초순께 첫 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 안팎에서 들리는 이야기들도 있고 위원들이 만나서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인은행권에서는 위원회가 활동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이다. 통상 3개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 6월초 활동을 시작하면 오는 9월께 차기 행장의 윤곽이 잡히고 감독국 승인 등을 고려하면 연말로 예정된 현 조혜영 행장의 임기 만료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산 20억달러를 향해 성장하는 동시에 나스닥에 은행을 상장시켜야 할 임무를 완수할 차기 행장을 물색하는 것 치고는 여유가 없어 보인다”며 “소수의 이해관계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면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인 후보 검증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태평양 은행 주주 가운데 일부는 헤드헌팅 업체 등을 통한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통적으로 ‘낙하산 인사’와 ‘밀실 인사’의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의 우리은행이 올해 초 차기 행장을 선임하며 헤드헌팅 업체의 후보 검증 뒤 두차례의 면접으로 투명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태평양 은행의 한 주주는 “기업공개로 투자자들에게 출구를 열어줄 책임이 은행 측에 있다”며 “나스닥 상장은 물론, 커뮤니티 뱅크로서 제 역할을 해줄 적임자를 찾기 위해 전문성과 네트웍을 갖춘 인재발굴 전문가를 통하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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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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