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고 좋은 것부터 먹으면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찹쌀을 고를 때는 나쁜 알갱이들을 먼저 골라내는 것이 일의 순서상으로 맞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체감과 효율성에 대한 체화된 경험이다. 이런 일상의 생각을 실용(實用)이라는 말로 묶고 그런 개개인과 국가시스템이 가급적 잘 맞아돌아가는 것이 선진국이다. 국가는 여기에다 ‘국민의 안전’까지를 항상 최고의 수준으로 유지해줘야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민생과 내란 종식’ 2가지 현안을 안고 출발한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기대와 걱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분들이 많다. 황당무계한 계엄으로 스스로 무덤을 파고 막을 내린 윤석열 정권을 지지했던 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 동안 천신만고 끝에 겨우겨우 출발해야했던 역대 민주정부 지지자들도 기득권에 밀려서 고생고생했던 정권의 뒤끝을 지레 걱정해야하는 트라우마(?)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나라가 망한다.’ (김문수 후보 선대위) 그런데 그 이재명이 선출되어 버렸다. 김대중때도, 노무현때도 그랬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구분마저 모호한 ‘반국가세력’만 남발했던 윤석열 변종에게 3년을 맡겼다가 선거가 끝난 지 겨우 1달, 다시 민주공화정으로 되돌아 왔다는 걸 매일매일 실감하고 있다. 이게 맞다. 설령 다른 한쪽에서는 세상이 아주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지난 윤석열 3년은 누가 보더래도 아닌 것이다. 추호라도 윤석열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다면 개인 스스로를 위해서도 국가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한번쯤은 자신의 판단을 되돌아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진짜 대한민국으로 출발하는 이재명정부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실용주의’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타당할 듯하다. 권위와 형식, 명분 등 다양하고 화려한 정치적 수사(修辭)중에서 실용주의는 매력도 없고, 국민들의 체감까지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고 그 결과를 계량화해서 보여주기도 쉽지 않아서 항상 후순위로 밀린다. 한국 실용주의의 효시(嚆矢)는 목민심서(관직), 흠흠신서(법률), 경세유표(정책)등 500여권의 저서를 집필한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大體的)이다.
공화정의 개념조차 몰랐던 왕권시대임에도 백성(국민)을 위하고자 함이 절절하다. 핵심은 공복(公僕)에 대한 말이지만 짧게 끊자면 ‘나라의 주인은 백성’임을 각골하게 강조한다. 우리는 공화정 100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유교사상에 기반한 가부장적 권위주의 문화가 이렇게나 끈질기게 오늘의 한국사회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걸 이번 계엄 사태에서 또한번 느끼게 되었다. 공직자가 뭘하려는 지보다는 그 권력과 지위를 어떻게 누릴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은 경우가 허다하다. 소위 권위주의다. 조금만 돈과 권력의 앞자리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나는 시키는 사람이고, 너희들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철저히 구분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이를 위해서 피눈물나는 갑과 을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서는 정작 ‘일’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윤석열 정부 3년의 재정결산을 계략적으로 보자. 1년 정부예산이 650조다. 남아 있는 돈이 2,100조인데 국가채무는 1,175조다. 3년전에 비해서 205조가 늘어나 버렸다.(기획재정부. 2024결산)경기하강, 세수결손, 지출억제, 경기하강, 채무증가의 악순환이다. 연봉 1억 벌었는데 쓰고 남은 돈이 고작 3만원인 꼴이다. 나라경제를 파탄내 버린 경우다.(박시동 경제평론가) 일할 줄 모르는 전형적인 패턴이자 무능한 가장이 집안에서 뽀대잡고 헛기침이나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과 사람’에 대한 연구는 그 끝이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게 재화(財貨)로 변환되는 과정과 인식은 일의 가치(價値)와 연관이 깊다. 실제로 돈을 현장에서 벌어본 사람과 그걸 간접적으로 아는 사람들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실재(實在)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민들은 주식이 단 한주도 없는 사람이라도 주가(株價)가 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고, 무역, 관세와는 별무상관인 사람도 무역수지가 가계에 어떻게든 연동이 된다는 걸 안다. 이런 국민들의 심정이 바로 민생(民生)이다.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이제 겨우 1달이다. 예단할 겨를도 없지만 예상마저 뛰어넘는 한가지를 꼽으라면 ‘일’이고 ‘일머리’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입에 달고 했던 말이 ‘이봐 해 봤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인에게는 ‘서생(書生)의 문제의식과 상인(商人)의 현실감각’을 갖추기를 주문했다.
이분들을 마치 한눈에 보는 듯한 1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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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클락스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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