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계를 흔들고 있는 주택차압 중지가 증권가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그동안 은행들이 해 왔던 차압들이 불법적인 경우가 상당수 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은 은행들이 챙겼어야 할 융자관련 서류 미비와 은행과 투자자측 변호사들에 의한 문서조작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2003-2007년 사이에 급증한 융자 물량을 은행과 증권사들이 감당하기에 벅찼다는 데 있다.
그 시절 은행에서는 매달 수억 페이지의 법적서류를 검토하고 서명해야 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반면 모기지를 채권으로 전환해서 팔아넘기는 증권계는 융자 패키지의 유입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은행들이 서둘러 패기지를 넘기도록 압박을 주고 있었다.
결국 은행들은 법적서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직원들을 고용해서 문서들에 서명하도록 했다. 요즘 우리 귀에 자주 들리는 ‘로보 사이너’ (Robo-Signer)는 바로 그 직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로보 사이너를 거친 융자문서 패키지들에 하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지난 9월24일 가주 검찰청은 페이먼트 처리, 숏세일, 차압, 융자 재협상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모기지 서비스회사인 GMAC에게 주택 차압을 중지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그동안 서비스 대행사들이 펼쳐왔던 차압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
은행들이 융자를 내 줄 당시 갖춰야 했을 문서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차압 들어갈 때 요구되는 제반의 절차들이 합법적이었는지를 검토하는 동안 차압을 중지하라는 것이었다.
일부 은행의 법률팀들이 분실되거나 없는 문서들을 아예 새로 조작해서 끼워 넣는 등의 범죄행위도 저질렀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그 후 일주일이 채 된 10월2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자진해서 23개주에서 차압을 중지한다고 발표했고 타주 검찰들도 은행들에 차압 중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6일후인 10월8일 BOA는 차압중지를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때부터 대형 은행주들의 주식은 매각 압력을 받기 시작했고 모기지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던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를 인수했던 BOA 주가는 근래 15개월 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사건은 각주 검찰청 뿐 아니라 FBI까지 수사에 나서게 됨으로써 관련된 은행들과 몰기지 서비스사들, 법률팀에까지 형사 처분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이런 문제가 이미 취약해져 있는 부동산 산업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실업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11월2일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은행들의 손을 들어 줄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편 세계최대의 채권 펀드를 운영하는 핌코사는 예전에 투자했던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 모기지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그 액수가 자그마치 47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금융전문가들은 대형은행들이 투자가들로부터 받게 될 환불요구가 많게는 1,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yungJe.com, (213)703-7662
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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