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길 기다리는 산모가 있다. 긴 시간을 기대와 기쁨으로 보내며 첫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드디어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산모는 들뜬 마음으로 내 아기의 얼굴을 보고 품에 안아보고자 기다리는데, 아기에게 문제가 있어서 검사중이라는 말을 하면서 아기의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사실은 전혀 뜻하지 않게 장애가 있는 아기가 태어나서 산모에게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몰라 가족회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산모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를 품안에 안게 된다. 가슴이 무너져내릴 것 같은 그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엄마는 처음에는 아기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의 따뜻한 격려와 사랑으로 인해 아기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게 된다. 내가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Academy of Music and Art for Special Education(AMASE)의 한 학부모의 이야기이다. 감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든 것을 다 갖췄기에 감사하는 사람보다는 그다지 감사할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그 안에서 감사할 것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가 ‘감사하며 지내기’이다. 현대사회의 아이들은 모자라는 것 없이, 원하는 것을 쉽게 가지며 풍족하게 커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종종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내가 없는 것에 먼저 눈이 간다. "o, o도 새로 나온 게임기를 갖고 있는데 나만 없어." "딴 애들은 다 스마트폰인데 내껀 후졌어." "쟤는 인기가 많은데 난 인기가 없어." 이런 것들이 아이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초점을 두다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에 행복할 수 없다. 당연한 듯 우리가 누리는 작은 것조차도 감사할 것임을 자각하고 자꾸 되뇌어볼 때 우리는 매사에 감사하며 지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장애가 있는 아기를 소중히 안고 감사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문해본다. 나는 오늘 무엇이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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