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화두 중에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이 있다. 어떤 진리이든 스스로 깨달아야한다는 가르침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말인데 음악의 경우도 모차르트를 만나면 모차르트를 죽여야 한다는 말이 우선적으로 성립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만약 당신이 모차르트를 좋아한다면 왜?라는 의문이 먼저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음악) 아이큐 200(?)이 넘는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오페라, 협주곡, 교향곡 포함 600곡이 넘는 대작을 남긴 작곡가였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차르트를 가리켜 35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오직 음악을 위해 헌신한 ‘음악의 그리스도’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모차르트만큼 오페라 교향곡, 기악곡 성악곡 가릴 것 없이 수많은 명작을 남긴 작곡가는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누구나 좋아한다고 한다면, 너무 획일적이고 어페가 있는 대답일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모차르트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가 아카데미 상을 받으며 널리 유명세를 탄 바 있었다. 이때문에 모차르트의 ‘레퀴엠’(진혼곡)이 널리 알려지기까지 했지만 영화 속의 모차르트의 모습은 기괴하며 우스꽝스럽고 지나치게(?) 천재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즉 (살리에리의 질투심과 삐딱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기는 했지만) 모차르트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탈렌트가 승한, 단순히 하나의 괴물(Creature)에 불과했다. 한 사람의 존재가 괴물이면도 동시에 모든 사람을 춤추게 만드는 천재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건 영화가 만든 환타지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차르트를 죽이는 살육 행위를 계속한다. 모차르트가 제 아무리 천재적이라 하더라도 그의 아내는 창녀나 다름없는 행동으로 살리에리에게 몸을 바칠 각오로 모차르트 작품팔이(?)에 나선다. 모차르트가 제 아무리 위대한 악상의 귀재라 하더라도 영화 속의 모차르트는 그저 2시간짜리 짧은 영화를 위해 탄생한 광대에 불과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불세출의 천재... 그 달콤한 유혹은 과연 사람들의 영혼을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타락시키기 위한 것이었을까?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그 속에서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천재 모차르트라 하더라도 고뇌하고 고통받고 죽어가는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더욱이 살리에리의 눈에 비친 모차르트는 실존없는 재주꾼에 불과했으며 사람들이 영화에 열광하는 것도 모차르트가 표현해 낸 작품들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각자의 눈에 비친, 한 비극적인 천재로서의 모차르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차르트를 만나면 모차르트를 죽여라. 과연 모차르트는 싫어할 이유는 없는 것일까? 영화 ‘아마데우스’ 말고도 모차르트를 싫어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우선 모차르트의 음악은 너무 조숙하다. 조숙(?) 그것이 과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너무 천재적이고 조숙하면 그 속에 실존성을 상실할 수 있다. 즉 인생을 살아보지도 않고 머리 속에 아름다운 생각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재주일뿐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감동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음악은 너무 달콤하다. 달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나치게 달콤하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인생이 항상 달콤 할 수만 있을까? 삶이란 때로는 불행하고 고통스러울 때가 더욱 많다. 항상 달콤하고 행복한 사람은 분명
가식적이고 표면적인 뿐일 경우가 많다. 모차르트의 음악에 과연 진정성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따스하고 행복이 넘치는 천상의 음악이라며 찬사를 보내곤 한다. 그래서 FM 클래식 등에서는 아침마다 모차르트만을 들려주는 코너가 따로있다.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참으로 가식적이다. 사람은 아침에도 우울할 때가 있고 또 그 우울이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할 수도 있으며 이럴 때 우울한 음악이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매일 경쾌한 음악만을 듣는다고 해서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차르트는 과연 성공한 천재였을까? 영화 ‘아마데우스’는 처음부터 모차르트를 살해(?)하기 위해 탄생한 영화였지만, 끝은 반대로 모차르트가 되살아나는 모습으로 끝맺는다. 왜? 십자가에 못박힌 모차르트의 모습이 오히려 솔직했던… 대중의 불꽃으로 오랫동안 되살아 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를 만나면 모차르트를 죽여라 (?) … 천재는 어쩌면 다른 사람의 칭찬이 필요한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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