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무실점… 선발 평균이닝 ‘팀내 최다’, 김병현 7이닝 9K 4실점 난 닥터K 부활
‘코리안 특급’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가 팀 내 최고의 이닝이터(inning eater)로 거듭나며 올 시즌 부활에 청신호를 켰다.
박찬호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9이닝을 2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로써 올 시즌 5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 6.93이닝을 소화한 박찬호는 현재 ‘원투 펀치’ 제이크 피비(6.56이닝)와 우디 윌리엄스(6.27이닝)를 제치고 팀 내 1위를 달렸다. 지난해 평균 5.26이닝을 소화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경기당 1.67이닝씩 더 던지고 있다.
선발투수가 소화하는 이닝이 많다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소화할수록 그 가능성은 커진다. 게다가 이닝이터는 중간계투에게 쉴 기회까지 제공한다. 브루스 보치 감독이 최근 틈만 나면 박찬호를 칭찬하는 이유다.
또 올 시즌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박찬호는 지난해 이닝당 0.5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해 ‘땅볼투수’로 변신했지만 제구력 난조로 상대 타자와의 정면승부가 힘들었기 때문.
하지만 올해는 이닝당 볼넷이 0.25개로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제구력이 안정되니 볼넷은 줄고 자연스레 투구 이닝은 늘어났다. 박찬호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10이닝을 던지며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찬호는 9회에도 93마일(약 150㎞)짜리 직구를 뿌릴 정도로 힘까지 넘쳤다. 투구수가 80개 안팎에 이르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지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박찬호는 이닝당 삼진수도 0.72개로 크리스 영(0.84개)에 이어 팀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박찬호는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연장 11회말 터진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뒀고, 시즌 성적 1승1패를 유지한 박찬호는 평균자책점만 5.34에서 4.12로 끌어내렸다.
박찬호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건 LA 다저스 시절인 2001년 7월19일 밀워키전 완봉승(5-0) 이후 약 5년 만이다.
콜로라도 김병현(27)도 이날 휴스턴과의 홈 경기에서 2경기 연속 9탈삼진을 기록하며 ‘닥터 K’의 부활을 알렸지만 시즌 2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 1일 플로리다전에서도 삼진 9개를 솎아낸 김병현은 올 시즌 2경기 연속 9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네 번째 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서 물러났지만 콜로라도가 5-4 역전승을 거둔 덕분에 패전투수는 면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3.29로 치솟았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오는 11일 각각 밀워키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시즌 2승에 재도전한다.
이상준 기자 j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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