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계 대표들이 미정부에 보낸 일제만행 고발 서한의 한글 원문.
서재필 박사가 번역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문 호소문.
1919년 한국 교회지도자들 도움호소
손정도 목사 등 11명
윌슨 대통령에 탄원
3.1 운동 당시 한국교회 대표들이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에 보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한 호소문이 발굴됐다.
본보가 미 국립문서보관소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1919년 5월1일 손정도 목사 등 한국 기독교계 대표 11명은 ‘만국 예수 교우의(에)게’란 제목의 한글 편지를 작성한 후 번역해 우드로 윌슨 대통령과 로버트 랜싱 국무장관에게 보냈다.
“대한예수교도 50만명의 대표인 우리는 만국 예수 교우의(에)게 삼가 글을 올립니다”란 문장으로 시작하는 호소문은 일제의 폭압적인 통치와 한국인들의 평화적 저항을 대비시키며 기독교도들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호소문은 “단군이 개국한 이래로 4,0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한국은 불행히도 일본의 군국주의를 만나 병탐을 당해 선교의 자유가 박탈되고 1911년에는 105인의 인도자를 3년간 감옥에 보냈으며~ 민족 자결의 복음과 불평은 일시에 폭발하여 전국 일치로 독립을 주창하며 자유를 회복코자 할 때 한 곳도 폭렬한 행동이 없고 평화적 반항을 계속할 뿐이거늘 무도한 일인은 악독한 살생과 구타를 일삼아 경향 감옥이 빌 틈이 없도록 인민을 착취하며 심지어 어린 아이와 약혼 부녀까지 말할 수 없는 능욕과 악형을 당하였으며 회당과 학교를 불살라 버리는 등 그 잔학한 행동과 처참한 경황은 도저히 글에 다 기록할 수 없는 정도”라고 당시 참혹한 상황을 전하고 있다.
이 호소문은 ‘대한야소교회 대표자’란 단체명 아래 목사 안승원, 손정도, 장덕로, 김동조, 조상섭, 배형식, 이원익과 함께 장로 조보근, 김시혁, 김승만, 장붕 등 11인의 이름과 직인을 찍었다.
기독교 대표들의 호소문은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여운홍(여운형씨의 동생)씨가 타자로 친 자기 소개편지와 함께 영문으로 번역돼 그해 9월19일 국무부에 전달됐다. 그러나 윌슨 대통령의 백악관에 전달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An Appeal to the Christian World’란 제목의 영문 호소문은 당시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던 서재필 박사가 번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여운홍 씨의 영문 편지가 ‘대한민국 공보국(Bureau of Information For The Republic of Korea)’과 서 박사의 영어 이름인 ‘필립 제이슨 MD Direct)’ 명의가 적혀 있는 용지를 사용한 점이 뒷받침하고 있다. 당시 서재필 박사는 체스트넛 15가에서 인쇄소와 문방구점인 ‘Deemer & Jaisohn’ 회사를 운영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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