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명의,’ ‘약초꾼,’ ‘살아있는 식물도감’...
’약초선사’ 최진규씨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별칭들이 말해주듯 요즘 그는 그야말로 ‘잘나가고’ 있다.
현대 서양의학에서도 포기한 불치환자들을 치료했다는 얘기가 회자되면서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얼마전엔 최고의 시청율을 기록한 드라마에서조차 그의 명성을 암시하는 대목이 나올 정도다. 당연히 여기저기로 불려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한인교포들의 요청에 따라 달라스와 뉴욕, 시애틀에까지 불려왔다.
최선사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 ‘발로 찾은 향토 명의의 생애와 치료법’이라는 그의 저서가 10만부를 넘기는 ‘공전의 히트’를 친 뒤부터다.
한동안 한국에서 그를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않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선사의 거처가 산깊고 물깊다는 지리산하고도 칠선계곡 얼음골. 보통 정성으로는 찾아가기조차 힘든 곳이다.
그의 한국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는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추석리. 하늘만 겨우 가리는 누추한 움막에서 제자 3명과 함께 기거하고 있다.
하지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불치의 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이처럼 험한 곳도 마다하지 않고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그곳을 찾는다.
최선사가 그곳을 고집하는 이유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인 까닭도 있겠지만 약초연구에 대한 강한 집념 때문이다.
한 60세쯤 되면 현재 5천여종의 식물을 더 연구, 보강해 필생의 사업으로 식물도감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저서 10권에 만족치 않고 1백여권의 책을 더 쓴 후에 한국 토종 의학과 민간요법을 총망라한 의학대하소설을 엮을 계획이다.
최선사의 전문학식 관련 독서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본초’와 관련된 서적만 1만여권 읽었다 한다.
책을 통해 5천여종의 온갖 식물들을 낱낱이 꿰뚫고 있는 ‘살아있는 식물도감’이지만 자신의 지식 대부분 산속에서 체득한 것이라 설명했다.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보면 약초에 대한 통찰력이 어느날 갑자기 벼락처럼 들어왔습니다.
이런 영감이 떠오른 것은 12년전인 33세때부터. 그후로 최선사는 최선사는 사람의 손만 보고도 오장육부의 어떤 병증이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동부, 서부, 남부를 골고루 돌아보면서 미국에서도 암치료가 되는 약초가 있음을 발견했다.
텍사스에서 발견한 아마존 불개미는 신경통 및 관절염에 효과가 크고요, 오리건 그레이프는 항생제 역할을 합니다.
현재 인사동에 약초음식점 디미방을 운영하면서 건강을 챙겨주는 최 선사는 이 디미방을 통해 약초를 맛있는 음식으로 개발했다.
함초정식, 장뇌삼 정식, 야생 잔대 무침, 호깨해장국밥, 하수오죽, 복령수제비 등 약초로 개발한 음식들은 모아 디미방 정식을 만들어 낸 그는 “모든 약초를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고 먹어서 영양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음식은 없을 것” 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그의 음식 철학으로 삼고있다.
내피의 반은 수액(樹液)
산과 물은 함께 숨 쉬었지.
인간으로 살며 인간의 웃음을 배워도
자연을 떠나서는 안식이 없네.
그의 자작시 ‘자견(自遣)에서 드러나듯이 그의 대화상대는 산과 나무, 그리고 풀이다.
선사는 자연속에 인생도 있고 자연속에 치료법도 있다고 믿으며 오늘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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